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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커버스토리] 8월 - 늦여름의 숨
  • 기사등록 2025-08-26 01:33:19
  • 기사수정 2025-08-26 21:11:5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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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8월, 아트케어매거진의 커버스토리로 잠시 힐링하세요



창문을 엽니다. 

바람이 가볍게 들어와 망사 커튼을 살짝 흔듭니다. 

커튼 가장자리에 해가 닿아 흰빛과 오렌지빛이 섞여 번집니다. 

테이블 위로 그림자가 천천히 흘러가고, 그 사이에 작은 파랑이 놓입니다.


유리컵 속 물은 맑은 푸른빛을 띱니다. 

컵 겉면에 맺힌 물방울이 팔꿈치 쪽으로 또르르 굴러갑니다.

손가락이 컵의 모서리를 조심스레 따라가며 멈춥니다. 


그 순간, 마음도 함께 멈춘 듯 고요해집니다.



오늘 하루도 많이 애쓰셨지요. 

바쁜 일과 말들 사이에서 숨이 조금 짧아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. 

파란 물을 한 모금 머금고 천천히 들이쉽니다. 

푸른빛이 목을 지나 가슴에 자리를 잡는 것 같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.


밖을 보니 초록 수목이 햇살을 머금고 서 있습니다. 

잎이 흔들릴 때마다 작은 반짝임이 생겼다가 사라집니다. 

자연은 서두르지 않습니다. 

우리도 그 리듬을 빌려 잠깐 멈추어 섭니다. 

해야 할 일은 그대로 있지만, 그 앞에 숨 한 번 고르는 시간이 먼저입니다.


여름의 끝자락은 의외로 다정합니다. 

뜨겁던 계절이 작아진 그림자를 남기고 조용히 물러갑니다. 


우리는 큰 약속 대신, 지금 여기의 작은 시원함을 택합니다. 

손끝의 물방울, 가벼운 바람, 한 모금의 파랑으로 오늘을 단정히 마무리합니다.


8월이 건네는 인사는 거창하지 않습니다.

“괜찮습니다,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.” 


커튼이 다시 한 번 흔들리고, 

테이블 위 그림자가 조금 더 길어집니다. 


그늘과 빛이 맞닿는 자리에서 가볍게 미소 지으시길 바랍니다. 

다음 숨에서도, 

저희가 곁을 지키겠습니다.



아트케어매거진= 편집국 편집자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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